[SA 스페셜에이]. ‘최상위 7명’이라는 식의 흔히 있는 ‘학교 내의 특별한 학생그룹’ 이야기인데. 이건 딱히 계급의식 조장하는 것도 아니로, 이 그룹 내부의 사랑이니 우정이니 하는 거라 보는 중에 점점 거부감은 덜해졌다. 아마 이들을 부각시키기 위한 ‘다른 보통학생’들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지멋대로 라이벌의식에 불타는 ‘만년2등’ 둔감여고생을 중심으로 하는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커플 생기는 것도 그럭저럭 괜찮긴 한데, 무진장 좋은 녀석 삘로 나오던 녀석은 끝내 커플 없을 분위기라 좀 불쌍하긴 하다. 그나저나, 요즘은 이렇게 ‘일반학생 위에 있는 특별한 조직’이라는 게 순정만화 쪽 유행인가. 은근히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런 게. 아, 요즘이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 나왔던 거였던 걸 지도.
[모야시몬] 만화를 결국 보긴 했는데. 이거 한국어판 나오면 다시 보는 게 나을 듯. 주석이나 설명이 너무 많아서 읽다가 질려버린다. 굳이 필요한 게 아닌 것 같은 건 주르륵 넘어가버리긴 했는데. 초반에는 균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뒤로 갈 수록 주인공의 대학생활에 무게가 더해지는 느낌이다. 아니, 정확히는 주인공과 그 주변사람들 쪽으로. 술을 마시는 이야기에서 애니 쪽에선 원생인 하세가와가 마시는 걸로 나왔던 걸 만화에선 1학년엔 하즈키가 직접 마시는 걸로 나온다. 아무래도 애니 쪽에선 미성년자가 음주를 하는 장면 때문에 그런 듯. 이런 거라면 아마 축제 다음날 비약 사건도 아마 그냥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귀를 기울이면] 보고 왔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만 상영하는 듯. [골든 에이지]와 한참을 고민하다가 [골든 에이지]는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 그쪽 가는 김에 보는 거라면 이걸 보자, 라는 생각으로. 뭐, 잘 만들긴 했더라.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봤던 ‘청춘’의 중학생 버전이랄까. 그것보다는 ‘꿈’, ‘장래희망’이라는 것에 더 닿아있는 것 같지만.
[모야시몬]. 어딘가 했더니 제작사? 제작팀이 noitaminA. 생각해보니 여기서 만드는 건 죄다 ‘대학’이야기인 것 같다. 어쨌거나 ‘균’이야기. 홍어회가 세상에서 2번째로 냄새가 지독한 음식이었다니. 그럼 1위는 뭐냐. 전라도 사람들은 그걸 먹는단 말이지. 그러고보니 제일 많이 등장하는 누룩곰팡이균 성우가, 토마 유미. 꽤 놀랐다.
실력 좀 있다고 주위 사람 생각 안 하는 녀석이 성장하는 이야기인 듯. 그리고 그걸 끌어내는 게 포수라. 뭐, 배치는 괜찮은 것 같다. 어쨌거나 포수라는 건 그런 존재가 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으니까. 별로 튀는 거 없이 단순하게 ‘투수’라는 팀에서 가장 귀중하게 취급받는 인물의 공이나 받아주는 존재 같지만, 실은 타자를 읽어내고 투수의 공을 이끌어내는 게 포수. 무슨 영화였더라, 아무튼 그런 영화가 있었지. 어쨌거나 자기가 애라는 사실을 망각한 애는 단순히 짜증을 유발할 뿐이고. 아니, 이건 자기 입장이라는 걸 모르고 개인실력만으로 설치는, 어떤 놈에게도 적용되는 거겠지만. ‘스포츠’라는 건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이야기의 주제는 그것인 듯. 스포츠라는 소재가 사용되는 방향도 대부분 그런 쪽이고, 동시에 이게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또 그런 식의 소재로도 이용될 수 있는 거겠고. 아무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무언가. 그리고 그걸 다 같이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건 그렇고. 이게 BL이냐. 심리묘사만 좀 징하게 들어가고 캐릭터 구도가 뻔해지면 그건 ‘BL’이라는 발상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 이놈들이 나중에 서로 끌어안고 사랑을 고백하기라도 하나. 근친애 다음으로 악질적으로 남용되는 게 동성애. 그럴 듯하면 그렇게 해석해서 자기들 멋대로 휘두르려 한다.
[아이들의 시간] 4권. 점점 칙칙해져가고 있다. “검게 된다”라는 말이 자주 나오기 시작한다. 애가 애가 아니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애는 애일 수 밖에 없다. 어쨌거나 절망하지만 동시에 희망을 찾으러 발버둥친다. 이미 이건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며, 동시에 ‘아이’의 이야기다.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채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아이가 셋. 그리고 상처투성이인 채로 그대로 커버린 어른이 하나, 둘.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함께 성장하는 어른이 하나. 구원이 아오키 뿐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정말 절망 속에 빠져있던 아이들을 구해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아마 결국엔 구해주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레이지라는 놈이 짜증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 건지. 상처를 치료하고 성장하게 되는 건지, 아니면 상처를 그냥 둔 채로 인정하게 되는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고통을 잊으려 다른 상처를 만드는 건지. 대충 6권 쯤에서 사건이 하나 크게 터진 후에 완결이 되려나.
[니노미야군] 2화를 보긴 했는데. 갑자기 든 생각인데, 남자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아무리 절대적인 능력으로 남자를 홀리는 서큐버스라고 해도, 모든 남정네가 당연하게 들러붙는다는 건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결국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가 다 그렇지”라는 거와 전혀 다를 게 없구나.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야 없다고 하더라도, 그걸 저렇게 대놓고 들러붙는 남자 뿐이라는 것도 아닐 텐데. 아, 새삼스레 보니, 이 여자애 - 츠키무라 마유였던가, 무진장 재수없구나. 츤데레의 대극은 얀데레라는 건가. 억지로 만든 것 같은 ‘도지’도 짜증나는데, 저런 거나 붙여넣고 말이지. 그냥 싫은 정도가 아니라 짜증나는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스피드 그래퍼]. 이걸 기억하고 있는 건 [Astral]을 통해 알게 된 일러스트레이터, 토모조(ともぞ)가 그린 만화 중에 그런 게 있었기 때문에. 애니 쪽이 원작이라는 건 어딘가에서 본 것 같았는데, 그게 GONZO였나. 딱 잘라 말해, 성인향이다. 안에서 묘사되는 몇몇 장면들이라든가, ‘페티쉬’라든가. 흔히 말하는 ‘능력자 배틀’에 가깝기는 한데, 보고 있으면 중간중간에 참 어이없는 것도 많고. 기본적으로 작화는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서 그런 게 더 눈에 띄기도 하고. 어쨌거나 1화에서 6화까지, 그리고 끝까지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23화, 24화로 직행. 23화 보고 놀랬던 건 6화까지 나왔던 오프닝이 제대로 된 오프닝이 아니었다는 거. [폴리포니카]는 3화부터라도 오프닝 멀쩡하게 나왔지. 아무튼 뭐, 내용은 카메라로 사람 죽일 수 있게 - 정확히는 사물을 폭발시킬 수 있게 된 카메라맨과 ‘자유’라는 걸 찾아 그 카메라맨과 사랑의 도피행을 시작한 여고생 이야기. 물론 카메라맨이 그렇게 된 건 그 여고생 때문이기도 했고. 이 아가씨가 완전 아가씨 캐릭터라거나, 엄청나게 순수하고 세상물정은 무서울 정도로 모른다거나, 가정내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거나 하는 것들은 그럭저럭 괜찮은 캐릭터성을 만들어 내고 있기는 한데. ‘총을 들지 않으면 젖지 않는다’는 건매니아 아가씨도 그렇고. 악역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좀 애매하기야 했지만서도. 여동생과 생이별했다는 등 하는 건, 너무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려 한 것 같아서 좀 어색하달까, 뭐 그렇기도 했고. 하지만 현금을 있는 데로 긁어모은 다음에 그걸 한순간에 날려버림으로써 세상에 멋지게 복수하는 발상은 이제까지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돈이면 모든 걸 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현대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멋들어진 복수극이었다. 덧붙여서 썩을 데로 썩은 정치가나 사회고위인사들까지 같이 날려버린 것도. 이제까지 등장했던 인물들, 심지어는 건달마저 등장하는 후일담도 괜찮은 편이었고. 오프닝곡은 원래 있는 곡인 듯 싶고, 1기 엔딩은 보컬이 너무 밋밋해서 애매. 1화에서 엔딩곡 나올 때는 1화 내용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뜬금없이 여고생과 주인공의 조합이 나오길래 나중에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하나 했는데, 2화에서 1화의 여신님=여고생 카구라라는 걸로 등장해서 조금 의외라는 생각은 했었다. 어쨌거나 2기 엔딩곡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긴 했고.